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사회
농부의 눈물을 외면하는 화성시
공장 폐수로 인해 올해 농사 망쳐
토양 오염으로 기약도 못할 지경
기사입력: 2019/08/29 [09:38]  최종편집: kyungintoday.com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밴드
김태형
▲  화성시청의 방제작업 후에도 말라 죽어가는 벼

 

[경인투데이] 한 농부가 들녘에 서 있다.

 

추석을 앞둔 그의 논에는 예년 같으면 벼가 익어 고개를 숙이고 있어야 했다. 하지만 올해의 풍경은 참담할 지경이다. 누렇게 말라 죽은 벼를 바라보는 눈에는 분노가 가득하다. 기술 강국 대한민국에서 이해할 수 없는 행정에 울분을 삼키고 있는 것이다.

 

화성시 양감면이 고향인 이00 (65)는 평생을 농사에 종사한 인물이다. 그에게 농사는 삶의 전부였다. 그러나 올해도 풍년의 꿈을 안고 자식처럼 애지중지하며 심은 어린 벼가 한창 몸집을 키우려던 시기에 말라 죽기 시작했다.

 

불행의 시작은 6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농번기에 가뭄으로 논에 물대는 것이 한 해 농사의 사활을 걸던 시기였다. 가뭄이 심해 주변 물을 모조리 끌어다 쓰기 바빴다. 평소와 같이 논 인근을 지나는 도랑에서 양수기로 물을 퍼 올렸다. 그런데 일주일 만에 벼가 말라죽기 시작한 것이다. 번들거리는 기름띠 같은 것이 논에 가득했다고 한다.

 

농부는 “627일 양감면에 신고했다. 면에서 2, 화성시청에서 3명이 논으로 나와 제거 작업을 했다. 당시에는 공무원들이 심각하게 생각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나 일의 진행은 여기까지다. 누가 폐수를 버렸는지, 성분이 어떤지 등의 확인은 오리무중이 되었다.

 

하도 답답해 경찰서에 고발하려고 갔다. 그러나 개인의 고발은 안 받아주고 화성시에서 고발해야만 받아 준다고 해서 되돌아왔다며 실망감을 표현했다. 그러는 사이 논의 모습은 나날이 황폐해 갔다.

 

 

▲  논바닥 흙을 거둬내면 어김없이 올라오는 의문의 기름띠


농부의 근심은 따로 있었다
.

올해 농사는 그렇다 치고 내년이 걱정이다. 도대체 논바닥에 깔려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모르겠다. 화성시에 성분 분석이라도 해달라고 요청했으나 지금까지 아무런 행동이 없다

현재에도 논흙을 거둬 올리면 기름띠 같은 것이 올라와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그가 경작하는 논은 4,297에 이른다.

 

사실 제가 농사짓는 땅은 주인이 따로 있다. 저는 임차인이다.”

원상복구를 하려면 관계 기업에 상담한 결과 2억여 원의 견적이 나왔다. 남의 땅을 빌려 경작하는 농부의 입장에서 그 돈은 감당하기 힘겨운 금액이다.

 

환경부에, 경기도청에 문의해 봐도 화성시청에서 해결하라는 답변만 반복됐다.

그러나 화성시청 관계자는 민원인 입회하에 사업장부터 조사했다. 맨홀을 열어 본 결과 한 업체만 막이 좀 있었다. 그러나 관로 쪽으로는 기름성분이 없었다. 당일이면 발견하기 쉬웠겠으나 며칠이 지나 민원을 넣어서........ 흘러가 버리면 답이 없다고 설명했다. 고발도 할 수 없고 성분 분석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입장이다.

 

문제의 도랑 상류에는 4개 공장이 있을 뿐이다.

성분 분석을 요구했으나 화성시청은 받아 주지 않고 있다. 그것을 하면 어느 공장에서 어떤 기름이나 화학약품을 쓰고 있는지 알 텐데 답답할 따름이다라고 농부는 토로한다.

 

그러는 사이 4개 공장 중 한 공장에서 피해 보상 협상을 하자고 연락이 왔다. 그리고 몇 차례 만나 협상을 진행했다. 그러나 입장차가 커 성사되지 못했다. 원상복구를 원하는 농부에 비해 공장 측에서는 한 해 수확에 준하는 비용을 지불하겠다는 입장이다. 농부 입장에서는 받아 드릴 수 없는 실정이다. 논 주인에게 원상회복을 해 주려면 턱도 없이 부족한 금액이기 때문이다. 이런 협상 과정을 화성시청 담당 공무원에게 본 기자가 취재 중 알려 고발의 근거가 될 있는지를 문의했으나 돌아 온 답변은 업체에서 시인을 한 것은 아니다라는 답변만 되돌아 왔다.

 

 

▲   보상하겠다는 업체는 있으나 화성시청은 시인한 것이 아니라는 입장


답답한 마음에 신문고에 사연을 담아 올렸으나 회신은 초기 상황을 조사한 화성시청 담당자로부터 아래와 같이 왔다
.

 

조사결과, 인근 사업장 중 한 곳의 우수관로 등에서 기름성분이 검출되어 사업장 내부시설 및 유출경로를 조사했으나 민원인이 상기 관로 기름유출 발견하신 후, 상당시간 경과 이후에 민원을 접수한 상황이어서 기름이 사업장에서 민원발생지로 유출된 정황을 찾을 수 없었음을 알려드립니다

 

이번 취재를 통해 농부는 자신의 고향인 화성시에서 이러한 피해를 입고도 아무런 피해 보상 방법이 없다는 점에 놀랐고 본 기자는 첨단과학기술을 자랑하는 우리 대한민국에서 아직도 폐수 단속을 육안으로만 하고 있다는 점에 놀랐다.

 

농부의 눈물을 닦아줄 이는 진정 없는 것인지 안타깝기만 하다.

 

이 기사에 대한 독자의견 의견쓰기 전체의견보기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제 목
내 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