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일 무어스 박사, “화성습지는 전세계적으로 소중한 가치 지닌 습지”‘2019 화성습지 국제심포지엄’ 발제 통해 강조
영국 태생인 무어스 박사는 1990년부터 동아시아 철새와 습지보호 운동가로 활약하고 있다. 1994년 인천지역 갯벌과 조류 연구를 시작으로 1998년에 아예 한국으로 이주해 환경운동연합과 함께 전국 곳곳의 갯벌과 습지를 조사하며, 그 보존에 주력하고 있다. 2004년부터 ‘새와 생명의 터’ 대표를 맡고 있다. ‘새와 생명의 터’는 서해와 동아시아 대양주 철새이동경로, 조류와 서식지 보전에 주력하는 전문단체다.
무어스 박사는 지난 해 9월 열렸던 ‘도요새의 위대한 비행 그리고 화성갯벌’ 화성호 국제 심포지엄을 언급하며 “도요새의 위대한 비행 후 새로운 많은 사람들이 습지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생명의 의미가 무엇인지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발표를 시작했다.
“짧은 과정, 약 3달에 걸쳐 어느 누구도 알지 못했던 화성습지가 세계적 습지가 됐습니다. 화성시와 화성환경운동연합 관계자에게 감사드립니다. 정말 잘 해 내셨습니다.”
무어스 박사는 “화성습지에서 만날 수 있는 새들은 그 자체로도 멋진 생물이다. 새들의 가치는 우리에게 생태계에 대해 말해 준다는 점”이라며 “화성습지에는 전세계적으로 위협받고 있는 다양한 종의 철새들이 모인다. 그것은 세계 어느 곳에서도 발견하기 힘든 습지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제적으로 새들이 모이는 이유는 갯벌에서 먹이를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생명이 풍부하기 때문”이라면서 “인간 역시 생명의 풍부함에 의존해 농사를 짓고, 어업을 한다”고 설명했다.
무어스 박사는 “알락꼬리마도요의 부리는 작은 게를 집어 올리는 데 적절하다. 다른 먹이를 먹을 수도 없고, 숲으로 갈 수도 없다”면서 “알락꼬리마도요가 멸종한다면 어업도 마찬가지다. 새들의 미래와 우리의 미래는 하나”라고 습지 보존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또한 “매향리 갯벌에서 이 새들은 간조를 기다린다. 썰물이 되면 먹고 싶어 하는 먹이 게, 조개를 찾을 수 있다. 하지만 만조시엔 이 새들은 수영을 잘 못하기에 육지로 밀려들어간다”면서 “화성호처럼 새들이 평화를 느끼며 쉴 수 있는 곳이 없다면 이 새들은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무어스 박사는 지난 12일 화성습지 일대에서 진행된 ‘2019 화성습지 바이오블리츠’를 통해 생태환경과 생물다양성을 관찰한 것을 소개하며 보는 이들에게 감탄을 자아내게 했던 장관을 묘사했다.
“15,800마리의 도요새를 볼 수 있었습니다. 정말로 멋진 풍경이었습니다. 지난 이틀은 저에게 정말 놀라운 시간이었습니다. 화성습지를 더 좋아하게 됐고, 이 습지와 사랑에 빠졌습니다. 주민들은 저에게 막걸리를 주셨고, 평화 활동에 대해 이야기 해주셨습니다. 매향리의 투쟁을 알려주셨습니다.”
이어 “사람이 날마다 일하고, 저금하고, 미래를 계획하며, 원하는 것에 돈을 지불하듯이 새들 역시 날마다 필요로 하는 에너지를 충족시켜야 한다”면서 “새들의 은행은 바로 자신의 몸이기에 날마다 충분히 먹이를 섭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새들이 같은 장소에 매일매일 머무르면 많이 먹을 필요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도요새는 1만km를 비행해서 왔습니다. 여러분이 이걸 한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새들은 해냅니다. 다음의 위대한 여정을 하려면 잘 먹어야 합니다.”
특히 무어스 박사는 “화성습지와 관련해 지난 몇 달간 정말 놀라운 변화가 있었다. 어촌계의 어민, 화성시장까지 함께 토론했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다양한 습지 보전의 중요성을 배웠다”며 “화성습지의 미래는 화성시민만이 결정할 수 있다”고 시민들의 역할이 중요함을 강조했다.
끝으로 무어스 박사는 “화성시장이 활짝 웃는 모습을 봤다. DPRK(북한)의 습지에 대해 설명하고 하나의 한국으로서 습지를 보전하는 미래에 얘기할 때였다”면서 “여러분이야말로 습지 보전 위해 결정해야 하는 사람들이다. 화성시민 여러분들이 원하는 도움을 제공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연대의 뜻을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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