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영업사원으로 복직한 정기열 과장 “평범한 사람의 꿈과 희망이 되겠습니다”

김태형 | 기사입력 2018/08/22 [09:36]

자동차 영업사원으로 복직한 정기열 과장 “평범한 사람의 꿈과 희망이 되겠습니다”

김태형 | 입력 : 2018/08/22 [09:36]

[안산=경인투데이] 김태형 기자= 그의 전직은 제9대 후반기 경기도의회 의장 “평범한 사람의 꿈과 희망이 되겠습니다”

 

야인으로 돌아온 정기열 전 의장.

그의 영업사원으로의 복직은 주변 사람들을 충격에 빠뜨리기에 충분했다. 의회의원은 단체장과 달리 임기가 정해져 있지 않다. 본인이 원하면 그리고 공천을 받으면 개인으로 또는 정당인으로 계속 연임할 수도 있는 자리다. 공천에 탈락한 것도, 주변의 만류도 없었던 상황에서, 더구나 안양시장 후보로도 물망에 올랐던 인물인 정 의장이 정치를 떠나 자동차 영업 사원으로의 복직은 정치인의 길을 걷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38세의 젊은 나이에 보궐선거로 경기도의회에 입성한 후 3선을 끝으로 10여년의 도의원 생활을 마친 정기열 의장, 아니 지금은 현대자동차 안양동안지점 과장을 지난 816일 인터뷰했다.

  

▲  정기열 과장(왼쪽)과 상급자인 백인태 부장. 백 부장은 의원이 되기 전 모습이나 지금의 모습이 한결같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정 의장은 영업사원을 하면서 고객을 상대한 경험이 정치인으로 살아가는 과정에서도 큰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영업사원으로서의 당당한 모습 속에서 정치인으로도 참 잘 살았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경인투데이

 

새로운 삶의 도전장

평범한 시민으로 돌아온 한동안은 정신이 없었다

몸은 현재에, 머리는 과거에 묶여 일심이체라고 해야 할까! 과거를 빨리 잊어야 현재의 출발이 쉽다는데 매일이 힘들었다고 했다. 10여년을 정치인으로 살아온 시간 속에서 현재의 세일즈맨인 자신을 받아들이는 게 쉽지 않았고 초라하고 보잘 것 없어 보여 자신감도 결여 됐었지만, 한 달이 지난 이제는 도의장이 아닌 자동차판매원으로 당당하게 사람을 만나기 위해 길을 나선다는 정기열.

 

정치를 하면 시민들에게 큰 도움을 줄 것이라는 생각에서 지금은 정치가 아니어도 할 일이 많음을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줄 것이 얼마나 많은지 깨달게 되면서 보이지 않던 많은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고 지금의 생활이 너무 행복하다고 한마디 덧붙였다.

 

나의 성공은 평범한 사람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것

지극히 평범한 사람이기에 아무도 기대하지 않았던 그가 3선 도의원을 하고 경기도의장으로 정치인생에 종점을 찍을 때 그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그의 성장하는 모습 속에서 새로운 꿈과 희망을 보았으리라 확신이 든다. 그는 평범한 사람들이 성공할 수 있는 로드맵을 제시한 것이다. 집안도 학벌도 배경도 없는 너무나 평범한 사람, 정치하기엔 뭔가 부족해 보이는 스펙이지만 그는 해냈다. 본인이 성공하면 할수록 평범한 사람에게 꿈이 된다는 걸 알았다는 그의 말에 수긍이 간다.

 

정치는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라고 알고 있고 또한 겁내고 뛰어들지 않는다. 하지만 젊은 청년 정기열은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 그 길을 도전해서 성공으로 끌어낸 장본인이다.

나의 성공은 또 다른 평범한 누군가에게 꿈과 희망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최선을 다했다고 했다.

 

진정한 가치

돈 버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가치 있는 일을 하는 것이다. 권력을 나를 위해 쓰면 욕심이라 말하지만 남을 위해 사용하면 봉사와 헌신이 된다. 욕심은 내 체면을 땅에 떨어뜨리지만 헌신은 민원을 해결하고 시민들의 삶을 풍성하게 만들어 줄 수 있다. 정치인이 할 일은 바로 진정한 가치를 만드는 일이다. 나에게 준 표의 진정한 의미를 알고 실천할 수 있는, 신뢰받고 소통하는 정치인이 있다면 좀 더 살기 좋은 세상이 될 것이라고도 했다. 말에 대한 책임을 지고 국민들의 의견을 반영하는 정치를 해주는 것이 진정한 가치 있는 일이라는 것이다. 가치를 창출하는 진정한 정치꾼들이 많이 나오기를 기대한다는 그의 생각!

 

정치인으로의 10

영업사원에서 보궐선거를 통해 입문한 2008년부터 10년간의 정치활동을 하면서 의장으로 퇴임하기 한 달 전이 가장 힘들었다는 정기열 전 도의장, 의장선거 때 지방선거불출마 선언을 공약했기에 의장마무리 기간 동안 심적으로 많은 유혹과 흔들림 속에서 번뇌했다는 솔직한 심정이 이해된다. 약속을 지켜야 했고 내려놓을 때를 소신 있게 선포했으므로 스스로에게도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했던 정치인이다. 혹여 불명예로 퇴임할 일이 생길까 노심초사하며 더욱 조심스럽고 섬세하게 업무에 충실했다고 한다.

 

정 의장은 집단민원을 가장 많이 해결한 의장이다. 2년간 432회의 접견을 통해 14건의 묵은 민원을 처리했다. 민원의 최대 현황은 대립문제 해결이다. 양측의 날카롭게 서있는 대립을 어떻게 중재하느냐에 따라 문제의 해결 열쇠가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민원TF팀을 개설하고 직접 게시판에 올라온 문제들을 발로 뛰면서 해결했다. “나는 무엇을 해주겠다고 하는 것이 아니고 그들의 작은 소리에 귀를 기울였을 뿐이다.” 라며 공손한 어조로 말했다. 정치란 스피커 같아서 작은 소리를 듣고 크게 얘기를 전해주어 해결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즉 국민들의 작은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이 작은 소리를 크게 확대해서 행정부가 할 수 있도록 중재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나는 모든 소리에 귀 기울이며 다양한 소리를 듣고 적재적소에 알려주어 합의점을 찾아주는 소리조절을 해주는 소통의 역할을 했을 뿐이다.” 라고 했다.

 

욕심 비우기

영업사원 때도 명함을 전달했지만 거의 버려지기 일쑤였다고 한다. 그러나 도의원 출마 시 전달한 명함이 덜 버려 지더라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좀 대우 받는 느낌이 들었다나!

 

전문대를 졸업하고 현대자동차 영업과장에서 보궐선거로 도의원이 된 후 재선, 삼선에 이어 경기도의장에 오르면서 탄탄대로를 걸어가던 그가 모든 걸 내려놓는 다는 건 바보 같은 짓 일수도 있다. 맨땅에서 다시 시작해야 하는 두려움을 그는 어떤 심정으로 버텼을까? 잠시 그의 마음을 헤아려 보게 되었다. 삶의 무게와 두려움 그리고 자기를 아는 지인들의 생각들 사이에서 얼마나 많이 번뇌하고 고민했을지 상상만 해도 쉽지 않은 길이다.

 

그런데 약속을 지키기 위해 마음을 비우고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온 그를 감히 말로 표현하기 부족하다. 물론 안산에도 본인의 삶의 터전으로 돌아간 정치인들이 있다. 과감히 본인이 선택한 것인지 밀려서 어쩔 수 없이 선택한 것인지는 완전히 다른 것이다.

 

힘과 권력 앞에서 자유 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 것인가? 포기하기 쉽지 않았을 터인데 정말 신념이 없었다면 감당할 필요 없이 더 큰 욕심을 냈을 것이다. 새로운 평범한 삶에 도전장을 낸 그에게 아낌없는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소신과 철학이 있던 정치인에서 두려움도 삶의 하나로 받아들이고 과거의 나로 돌아온 진정한 용기 있는 사람. 동료들은 의정활동도 열심히 하더니 세일즈도 열심히 한다며 쉽지 않은 길을 선택한 그에게 힘내라고 전했다. 그리고 시민과 소통하면서 앞으로 더 큰 자리에서 다시 만날 날을 고대한다는 한마디도 잊지 않았다.

 

권력 앞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인다. 그 힘에 함께 묻어가고 싶어서 혹은 큰 보상을 챙기려고 또는 사람들의 고민을 해결해 주고 싶어서 많은 이들은 권력 안에 있고 싶어 한다. 그러나 과감히 내려놓고 평범한 시민으로 돌아온 그를 누군가는 핀잔하겠지만 많은 이들은 존경을 표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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