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평화의 소녀상’에 담긴 의미

김진일 | 기사입력 2017/08/16 [11:03]

‘용인 평화의 소녀상’에 담긴 의미

김진일 | 입력 : 2017/08/16 [11:03]

일본군위안부할머니들의 명예회복과 인권을 염원하는 상징인 용인 평화의 소녀상제막식이 지난 15일 오후 용인시청 광장(용인시의회 앞)에서 열렸다.

 

이번 평화의 소녀상은 지난 31일 발족한 용인평화의소녀상건립 시민추진위원회’(아래 시민추진위)가 시민들의 성금을 모아 만들었다. 용인시민의 힘으로 세운 용인 평화의 소녀상이름은 용인평화비.

 

소녀상 옆 바닥 돌에 새긴 평화비에는 용인시민들의 의지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꽃다운 나이에 일제의 침략전쟁에 끌려가 인간 존엄성 파괴와 여성인권 말살의 고통을 온 몸으로 겪은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들을 영원히 잊지 않겠습니다. 그 아픔과 치욕의 역사를 청산하고 평화와 인권이 넘실대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용인시민의 의지를 모아 이 평화의 소녀상을 건립합니다.” (2017. 8. 15. 용인시민)

 

용인평화비베트남피에타평화의 소녀상을 제작한 김서경, 김운성 작가 부부의 공동 작품으로 가로 180, 세로 160, 높이 136크기다. 작품은 청동과 석재(화강암, 오석, 대리석)로 만들었다. 정대협 수요집회 1000회를 맞아 일본정부의 공식 사죄와 법적 배상을 촉구하며 20111214일 주한일본대사관 앞에 처음으로 세운 평화의 소녀상과 같은 모양이다.

 

▲     © 경인투데이


평화의 소녀상에 담긴 의미는 아래와 같다.

 

어깨 위의 작은 새

 

평화와 자유를 상징하는 새는 하늘을 날다가 땅에 앉기도 하여 산 사람과 돌아가신 사람을 영적으로 연결해주는 영매의 의미를 가지고도 있다. 즉 하늘은 돌아가신 사람들의 공간이며, 땅은 현실에 있는 사람이고, 이를 오가는 새가 영매의 역할인 것이다. 하여 비록 지금은 돌아가시긴 했지만 마음만은 현실에 할머니들과 이를 지켜보는 우리 모두와 연결돼 있다는 의미다.

 

한복 입은 소녀상

 

조선의 어린 소녀들에게 일본정부가 조직적인 폭력을 자행했다는 것을 되새기고, 끌고 갔을 당시의 한복 입은 소녀의 모습으로 형상화한 것이다.

 

할머니의 그림자

 

조각의 모습은 소녀의 형상인데 소녀의 그림자는 현재의 할머님의 모습을 그려냈다. 그 사람(소녀)의 그 그림자(할머니)인데 소녀와 할머니가 다른 사람일까? 결국 같은 사람인데 기나긴 시간이 흘러 소녀가 할머니가 된 것이다! 사과, 반성 한 번 없고 지나온 세월, 할머니들의 원망과 한이 어린 시간의 그림자이다.

 

그림자 속의 하얀 나비

 

그 할머니의 그림자 모습 중에 가슴 부위에는 하얀 나비가 있다. 일본 정부의 사죄 한마디를 기다리며 눈비 맞아가며 수요시위를 지켜오셨는데 그 원망과 서러움을 풀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시고 계시다. 보통 나비는 환생을 상징하는데, 부디 나비로 환생하셔서 생전에 원하셨던 일본 정부의 사죄를 받아야 한다는 생각에 할머니 그림자 가운데 하얀 나비를 넣었다.

 

뜯겨진 머리카락

 

당시 조선 소녀의 머리카락은 신체의 일부분으로 소중하게 생각하여 함부로 짧게 자르지 않았다. 그런데 소녀상을 자세히 관찰하면 머리카락은 거칠게 뜯겨진 모습인다. 이는 일본제국주의로 인해 낳아주신 부모와 내가 자란 고향에서 억지로 단절된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뒤꿈치를 든 맨발

 

소녀의 발은 맨발이다. 소녀는 전쟁이 끝났지만 돌아오지 못 하거나 돌아와서도 마음 편할 날이 없었다. 내가 지은 죄가 아닌데 못할 짓을 한 것처럼 할머니들은 죄지은 마음으로 평생을 살아오셨다. 그리고 드디어 1991년 할머니들의 용기 있는 고백이 있었으나, 대한민국 정부는 외교적인 이유를 내세워 우리 할머니들의 가슴의 한을 풀어주지 못했다. 이런 불편함을 뒤꿈치를 든 맨발 모습으로 나타낸 것이다.

 

빈 의자

 

여기에는 세 가지 의미가 있다. 첫 번째는 연로하신 탓에 일본 정부의 그릇됨을 고치지 못한 채 억울하게 세상을 먼저 떠나가신 할머님들의 빈 자리를 쓸쓸하게 표현한 것이다.

 

두 번째는 이 곳을 찾는 사람들이 이 소녀상 조각 옆의 빈 의자에 나란히 같이 앉아 그 당시 어릴 적의 소녀의 심정을 생각해 보고 현재의 할머님들의 외침을 함께 느껴 보는 자리이다.

 

세 번째는 할머님들께서 이 자리에 안계서도 전쟁 없는 평화로운 세상을 위해 여성과 아이의 인권을 위해 싸워오신 할머님의 염원을 이어 미래 세대가 끝까지 함께하는 약속의 자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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