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 3륜(판사, 검사, 변호사)의 신뢰 회복 위해 제식구 감싸기식 솜방망이 처벌부터 타파해야

최근 5년간, 검찰 내부감찰 236건 중 중징계 처리율 5%에 불과

김진일 | 기사입력 2016/09/22 [10:36]

법조 3륜(판사, 검사, 변호사)의 신뢰 회복 위해 제식구 감싸기식 솜방망이 처벌부터 타파해야

최근 5년간, 검찰 내부감찰 236건 중 중징계 처리율 5%에 불과

김진일 | 입력 : 2016/09/22 [10:36]
▲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백혜련(수원을) 의원
올해 초부터 연속적으로 발생한 진경준, 홍만표·최유정 등 전·현직 판·검사의 법조비리 사건의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또 다시 김형준 검사, 김수천 판사 등 현직 법조인들이 비위 사건으로 구속됐다. 

이처럼 법조계의 비위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는 가운데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 등 검찰개혁방안이 급물살을 타고 있는 한편, 법조3륜으로 불리우는 판사, 검사, 변호사의 제식구 감싸기식 ‘솜방망이 징계’도 연이은 법조계 비위 사건 재발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법무부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백혜련(수원을) 의원에게 최근 제출한 2012년부터 2016년 상반기까지 최근 5년간 검찰 내부감찰 처리현황 자료에 따르면, 검찰은 236건의 감찰을 처리했다. 이 중, 해임, 면직, 정직 등 중징계 처리율이 5% 밖에 되지 않았다. 77%에 해당하는 사안이 경고나 주의 조치에 머물렀다.

이 밖에 감찰 중 의원면직한 사례도 12건이나 있었다. 징계가 이루어지기 전에 검사직을 내려놓으면서 징계를 피한 것 아니냐는 의심이 드는 사례들이다.

또한 검사의 징계와 검찰 공무원의 징계 사이에도 큰 차이가 나타나, 검사에 대한 봐주기 징계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일례로 음주운전과 음주사고의 경우, 검사는 음주운전에 대해 감봉 4건, 견책 1건, 음주사고에 대해 감봉 1건 등 총 6건 모두 경징계 처리됐다. 그러나 검찰 공무원의 경우에는 감봉, 견책의 경징계 외에도 음주운전에 대해 정직 4건, 음주사고에 대해 정직 3건 등 중징계 처분한 경우가 있었다.

규정위반의 건에 대해서도 검사의 경우에는 감봉 3건, 견책 4건 등 7건 모두가 경징계 처분에 그쳤다. 반면, 검찰 공무원의 경우에는 경징계(29건)외에도 해임 1건, 강등 1건, 정직 7건 등의 중징계 처분이 내려졌다.

일반적으로 검사가 검찰 공무원보다 더욱 도덕성과 책임성이 요구된다는 측면에서 이처럼 검사에 대한 봐주기 징계를 선뜻 납득하기 어렵다.

법원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대법원이 백 의원에게 최근 제출한 2012년부터 2016년 상반기까지 최근 5년간 법원소속 직원의 범죄사실 통보현황 자료에 따르면, 법원공무원의 경우는 46건, 법관의 경우 10건을 통보받았다. 

법원 공무원의 경우(총 46건)에는 변호사법 위반, 업무상횡령, 알선수재 등으로 8명이 파면되고, 뇌물수수, 공무집행방해 등으로 2명이 해임되는 등 14명이 파면·해임·정직 등의 중징계를 받았다.

그러나 법관의 경우(총 10건)에는 알선선수재로 1명이 정직 1년을 받는 등 중징계는 1건 밖에 없었다. 법관에 대한 범죄사실통보 총 10건 중 1건은 감봉 6월, 4건에 대해서는 구두경고(2건) 및 서면경고(2건)에 그쳤고, 나머지 4건에 대해서는 아무런 내부 징계조차 하지 않았다.

같은 음주운전의 경우에도 법원공무원이 최소 ‘견책’부터 최대 ‘정직’까지 징계처분을 받은 반면, 한 부장판사의 경우에는 ‘서면경고’로 마무리되기도 했다.

판·검사 뿐만 아니라 변호사의 경우도, 솜방망이 징계라는 면에서 크게 다르지 않았다.

백혜련(수원을) 의원이 대한변호사협회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1년부터 2016년 7월 18일까지 총 242건의 변호사 징계가 있었다. 정직 등 중징계는 35건으로 14.5%에 그쳤으며, 견책 12건(5.0%), 과태료 194건(80.2%)으로 대부분 경징계에 그쳤다.

현행 변호사법 제90조에 따르면, 변호사 징계는 영구제명, 제명, 3년이하 정직, 3천만원 이하 과태료, 견책으로 분류된다. 

그러나 실제 영구제명이나 제명이 된 경우는 없었으며, 가장 무거운 징계로는 2012년 ‘보관금 임의 사용’, ‘횡령 및 불성실 변론’, 2013년 ‘수임료 지급 받고도 사건 진행하지 않고, 수임료 미반환’ 등의 사유로 인한 ‘정직 1년’3건이 전부였다.

홍만표, 우병우 등 전관변호사에 의해 문제가 되고 있는 몰래 변론, 즉 선임계 미제출의 경우 과태료 100만원~1,000만원 등 경징계만 받을 뿐이었다. 또 2014년에 한 변호사가 공무원이 취급한 사건에 관하여 청탁한다는 명목으로 의뢰인에게 금품을 받아 적발이 된 경우에도 징계는 과태료 200만원 처분에 그쳤다.

백 의원은 이처럼 “판사와 검사, 변호사에 대한 솜방망이 징계 현황으로도 알 수 있듯, 더 이상 국민들은 법조계의 내부 비위 척결 의지를 쉽게 믿기 어렵게 됐다”며, “연이어 터지는 각종 비위에 대해 대국민사과로 그칠 것이 아니라, 한 번이라도 일벌백계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데 더 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백 의원은 “각 징계위원회 구성의 변화부터 징계 사유의 구체화, 징계 수위 상향 등 법조3륜의 징계 관련 규정에 대한 종합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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