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시의회 윤석진 부의장,“안산은 내 고향이고 내 자식들이 살아가야할 곳”

김태형 | 기사입력 2020/10/26 [09:47]

안산시의회 윤석진 부의장,“안산은 내 고향이고 내 자식들이 살아가야할 곳”

김태형 | 입력 : 2020/10/26 [09:47]

 안산시의회 윤석진 부의장


[경인투데이] 안산시 형성 초기 노동자로 첫 발을 내디뎌 노동계에서도 오랜 기간 활동한 이력을 지닌 안산시의회 윤석진 부의장을 만나 그만의 시각에서 바로 보는 안산의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자 찾았다. 어떤 안산을 희망하는지 들어 보자

 

-부임 초기라 어려운 점은?

재선에다 부의장 취임 이후라 민원이 많이 들어오고 있다. 시의원으로서 민원에 소홀할 수 없는 처지다. 합당한 민원은 해결을 위해 위원장님 등 동료 의원에게 도움을 요청드리고 있다.

 

-노동계에 몸담고 계셨는데 안산시와 노동계와의 관계에 대한 평가는?

우리 노동계도 여러 단체가 많다. 한국노총, 민주노총, 택시 기사, 비정규직 등 제가 한국노총에서 왔지만 총망라해서 활동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저는 시의원이 되고 나서 한국노총 예산을 챙기기도 했지만 민주노총 예산도 챙기려 하고 있다. 특히 비정규직센터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안산에는 노동자 복지관이 두 곳이 있다. 선부동에 한국노총이 하는 곳이 있고 민주노총이 공단에서 운영하고 있다. 운영이 쉽지는 않다. 사정을 알다 보니 도와주는 쪽으로 간다.

 

노동계에서 심의위원회나 협의회에 같이 들어간다. 안산은 노동인권조례도 서울시 다음으로 제정했다. 제도적으로는 상당 부분 잘 되어 있고 노동인권위원회도 구성되어 있다. 시에서 딱히 노동자들을 위해 해드릴 수 있는 것은 규정상 많지 않다. 대부분 근로자와 관련된 곳은 노동부다. 노동부에서 관여한다. 그래서 시에서 할 수 있는 부분은 노동 단체를 통해서 행사 또는 사무예산을 늘리는 정도다.

 

그리고 노동정책과가 제 시장님 계실 때 일자리 정책과로 들어가 있었는데 노동정책과는 만든다고 했었는데 사실 쉽지가 않다. 실질적으로 과에 맞는 일이 쉽지가 않다. 전문성이 필요하다고 해서 6~7개월 인사이동을 하던 것을 최장 몇 년 이상 하는 것으로 해서 손상경 팀장님 같은 경우 한 3년 정도 계셨던 것으로 알고 있다. 그렇게 하는 이면에는 나름대로 그분들이 끝나고 나면 좀 진급하는데 반영해 주는 의미도 있는데 사실 그런 부분들이 반영이 안 되다보니 적합한 후임 찾기가 쉬지가 않다.

 

안산시가 노동자 도시 아닌가. 노동자들에게 관심을 갖는다는 것은 그쪽 분야에서 일하시는 분들한테 특혜를 주면 그분들이 열심히 해서 결국은 노동자들을 위하는 것이 된다. 그런데 이 쪽 부서는 잘 안 가려고 한다. 한직이라 생각되시는 듯하다. 성과를 내는 부서가 이니다 보니 나름대로 시장님이 신경을 써 주셨으면 좋겠다. 경기도 같은 경우에는 김문수 도지사나 손학규 도지사가 신경을 썼다. 관련 부서에 가는 사람들을 우선적으로 진급시키다 보니 도지사들과 노동계하고 대화가 잘 됐다.

 

-오랜 기간 반월공단에서 근무하셨는데 산업단지 전망은?

우리는 말만하면 스마트 산업, 4차 산업을 얘기한다. 그런데 현실은 완전히 동떨어져 있다. 공단에는 2, 3차 벤더 회사가 입주해 있는데 이런 기업과 맞지 않는 주장을 한다. 따로 노는 얘기다. 이분들은 지금 당장 근로기준법조차 지키기도 힘든 사업장을 운영하고 계시며 외국인 노동자들이 주로 일을 한다. 규제는 강화되어 가고 있어 어려움을 호소한다.

 

안산에 있는 공단들이 30년 이상 노후화 되어 슬레이트 형 건물에 냉·난방이 설치되어 있지 않은 회사가 많다. 젊은 사람들이 안 오는 이유 중 하나가 환경이 열악하기 때문이다. 누가 여름에 땀 뻘뻘 흘려 가면서 더구나 급여가 적은데 이런 산업 현장에서 일하려하겠는가. 작업장 또는 사무실 환경이 열악하다. 중요한 것은 이런 기업에 접목이 되는 정책을 내놓아야 한다. 여력도 안 되는 현실에 4차 산업만 주장하니 현장의 소리와 따로 노는 것이다.

 

국가산업단지다 보니 시에서 직접 관여할 방법이 적다. 그래서 보면 구조고도화 사업이다 스마트 산단이다 해서 예산을 가져 오지만 시에서 해 줄 수 있는 것은 주차장을 만들어 주고 그 외 특별히 사기업이다 보니 지원이 마땅치 않다. 환경개선 같은 것은 환경부에서 지원 받아 하는 사업 정도다.

 

오히려 제조업을 활성 시킬 수 있는 방법들을 찾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제조업에서 사람을 많이 고용한다. 제조업에 맞는 정책을 수립해 지원하면 효과가 더 빠를 것이다. 정부에 건의해서라도 근로자임대주택을 만드는 것이다. 내가 봉급이 적으면 젊은 사람들 같은 경우 생활이 안 되지 않는가. 이러한 부분을 시에서 간접적으로 도와야 한다.

 

제가 87년도에 노태우 대통령이 후보 시절에 국가산단 방문을 해 공단본부에서 근로자 대표로 상공회의소 회장님과 함께 참석한 적이 있었다. 상공회의소 회장님께서 저한테 기회가 주워 질 경우 큰 거 필요 없이 근로자들이 살 수 있는 영구임대주택을 지어 달라고 말할 것을 요청했다. 그때는 아파트 들어가기가 하늘의 별 따기였었다. 집도 비쌌다. 다행히 제게도 발언 기회가 주어졌고 상공회의소 회장님께서도 발언권이 주어졌다. 그분도 그런 얘기를 하고 저도 입을 맞춰 같은 얘기를 했다.

 

그런 사연이 반영되었는지 그때 200만호 공약을 했다. 그래서 라성 뒤 1단지부터 해서 임대주택이 안산에 12단지까지 공급됐다. 내친김에 또 하나 부탁을 드렸다. 바로 장기근속 근로자들한테 자격을 달라는 내용이었다. 청약을 안 들어도 우선권을 달라고 했다. 그래서 저도 장기근속으로 해서 선부동 9단지에서 집을 받아 결혼 생활을 시작했다.

 

그 전에는 4단지 17평짜리에서 세 집이 살았다. 원곡성당 주변 지하에서 신혼 생활을 다들 시작했다. 연립 지하에는 여러 세대가 살아도 공동화장실이 한 개 있었다. 지금 재건축이 진행되는 원곡동이 그랬던 곳이다. 정말 아침에 화장실 가는 것이 전쟁이었다. 우리 주거 여건이 한 20여 년 전만 해도 그랬다.

 

지금도 안타까운 것이 서울에 20~30억 원 상당의 아파트가 뉴스를 통해 투기 과열이 되고 있다고 나온다. 우리 근로자 자녀들은 집을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정말로 직장생활해서 집 한 채 마련하면 잘 하는 것이 됐다. 그런데 자식들에게는 남들 부모는 저러는데 나는 왜 못하지 하는 자괴감이 든다. 수준이 나하고 비슷한 사람과 배필이 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렇기 때문에 노동자들은 같은 수준의 사람과 결혼을 하고 다 같이 어렵게 산다. 어려운 사람들은 주변도 어렵다. 내가 어려우면 우리 친인척들도 대부분 어려운 사람들이 많다. 이게 계속 대물림이 된다. 이런 것을 끊어 줄 수 있는 공공의 역할이 저는 필요하다고 본다.

 

근로자들이 회사에 들어가 10년간 장기근속을 했으면 임대주택을 우선순위로 줘야 한다. 좀 안정이 되면 저축이 가능해 진다. 저도 전세를 몇 번 옮겨 봤다. 돈 있는 사람들은 집을 왜 사냐고 한다. 내가 원하는 만큼 살 수가 없기 때문이다. 2년 계약을 했더라도 주인이 와서 매매 관계나 학군 때문에 비워달라고 한다. 와서 사정하면 어쩔 도리가 없다. 이사 가다 볼 일 다 본다. 그래서 저도 그런 경험을 3~4번 겪었다.

 

그래서 제가 시 집행부에서도 반대하는 공단에 복합건물 즉 도로폭이 20m에 접한 지원시설을 복합시설로 전환하면 용적률을 400%로 늘릴 수 있게끔 조례 개정을 했다. 반대 이유가 공단에 오피스텔이 들어오면 원곡동 등 주택이 다 죽는다는 것이다. 왜 외국인 근로자나 공단에 있는 근로자들이 원곡동이나 선부동의 다세대 주택에만 살아야 하나. 대중교통도 안 좋다. 공단 안에는 기숙사 허용이 안 된다. 안산은 기숙사 단지로 해서 원곡동 단지가 따로 있었다.

 

오피스텔을 기숙사로 활용할 수가 있다. 단지 공단 내에 안 살려고 하는 것은 편의시설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숙소가 거기에 있다고 해도 시내로 나오려 하니 복합시설로 하자는 것이었다. 두 번 부결되고 세 번 째 통과가 됐다. 앞으로는 50% 이상 산업 시설이 들어가면 50%는 지원시설이 들어가면서 용적률이 대폭 확대가 됐다. 지금 짓는 건물들은 복합시설로 많이 들어 올 것 같다. 여기에 전철역이 개통되면 젊은 사람들이 유입되지 않겠는가.

 

지가가 비싸기 때문에 대부분 중견 기업들이 확장이 안 되다 보니 떠나는 것이다. 공장은 새로 지어야 하는데 땅값이 너무 비싸고 공장을 짓더라도 떨어 져서 갖고 있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 어차피 운반비나 용차를 불러야 해서 지방으로 내려간다. 그렇지만 지방으로 내려간 회사들이 후회를 많이 한다. 지방에 내려가면 인원, 자재 수급 문제가 우리 공단처럼 원활치가 않다. 기업의 경쟁력은 우리 반월공단 같은 곳이 없다. 뭐든지 하루 만에 자재나 공구들이 바로바로 해결이 된다. 인원수급도 마찬가지다. 제가 다니던 회사도 지방에 공장이 몇 개 있는데 시골 같은 경우 농사철 되면 사람들이 다 빠져 나간다. 그래서 공단 부지를 쪼개기 해도 업체들이 입주를 하는 것이다.

 

저는 시장님께도 제발 4차 산업만 주장하지 말자고 제안 드린다. 누구나 학문적으로만 얘기를 하지 구체적으로 그게 뭔지는 헷갈리는 것이 사실이다. 제가 염려 하는 것은 땅값이 계속 올라가고 교통이 편리해 지면 차츰 제조업들은 경쟁력을 잃고 지방으로 내려가리라 보고 있다. 그 자리에 창고화가 진행되리라 생각한다. 수도권에는 창고 수요가 많다.

 

지금은 대기업이 들어 올 수 없는 상황이다. 정부가 규제를 풀기 전에는 못 들어온다. 정부에 건의를 해서 규정을 풀 필요가 있다. 삼성 전자가 동탄에 계속 공장을 짓고 있다. 외국에 진출했다 고배를 마신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 대한민국이 제일 경쟁력이 있다. 그래서 계속 시설 투자를 한다. 기업이 확신만 갖는다면 땅값이 비싸도 투자를 한다. 초기 비용이 많이 들어가도 수도권 땅값은 올라가기 때문이다.

 

-안산시 주택공급정책에는 문제가 없는지?

서민들이 자꾸 떠난다. 재건축을 한다는 것은 아파트 가격이 올라간다는 것이다. 내가 연립에 3~4천만 원짜리에서 살다가 아파트로 만들면 2~3억 짜리가 되는데 비용을 부담 못 하는 사람들은 다시 주변에 가격이 낮은 곳으로 이사한다. 아파트가 공급되면서도 인구가 늘지 않는 것은 외부에서 유입되는 인구보다 나가는 사람이 더 많이 생기기 때문이다. 안산은 갈수록 위성도시화 되어 외지로 출퇴근하는 인구가 유입되고 있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안산에서 소비를 하는 분 보다는 소비는 타지역에서 하고 거주 때문에 살지만 애착이 덜한 분들이 늘어나고 있다.

 

안산이 교통이 좋아 지고 투기 과열지역으로 지정 된 것이 어찌 보면 수도권으로써 가치를 인정받았다고 생각한다. 저는 궁극적으로 공단에는 한계가 생길 수밖에 없다고 본다. 인천 남동공단을 가보면 구로 디지털 단지 비슷하게 조성해 놨다. 우리 반월공단도 궁극적으로 제조업 1세대가 끝나면 큰 기계를 갖고 제조업을 하는 업종은 점점 사라질 것이다. 소형화 되는 것이다.

 

경쟁력이 없는 업종은 외곽으로 밀려나고 빈자리는 원하던 원하지 않던 IT산업이 자리할 것이다. IT산업 자체가 수도권이 아니면 사람을 쓸 수가 없다. 연구소는 대학에서 전공한 친구들이 오기 때문에 자식들 공부나 자기 개발이 필요하기 때문에 지방으로 갈래야 갈 수가 없다. 지방으로 내려가는 순간 한 단계 다운되는 것이다. 이런 사람들은 계속 수도권으로 몰리는데 결국 우리 반월공단도 구로공단과 같이 바뀌어야 될 것이다. 구로공단은 디지털 단지가 되고 인구가 40%가량 더 증가했다.

 

지금은 반월공단은 산단이라 업종이 철저히 제한이 되어 있다. 염색단지에 전자산업이 못 들어오는 것이고 몇 인 이상 대기업도 못 들어온다. 용적률 등 규제가 정해져 있어 건물도 높이 못 올린다. 이런 부분이 해소가 돼야 하는 것이다.

 

-최근 카카오 데이터 백업 센터가 유치됐다. 이에 대한 의견은?

아쉬운 점은 공단하고 연계가 돼야 의미가 크다고 본다. 카카오가 오면 나름대로 관련된 업종들이 안산으로 몰리며 IT업종의 유치 계기가 될 것이다. 환영할만한 일이다. 큰 병원이 들어 와도 주변이 확 달라진다. 저희들 세대가 끝나고 학교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이 졸업을 하게 되면 발전한 안산에서 외지로 떠나지 않고 생활할 수 있다. 앞으론 산단 배후 도시라기보다는 준주거 도시 개념으로 가지 않겠는가. 공단에서 일해서 먹고 사는 사람보다는 자체적으로 여기서 아이를 키우고 교육, 경제활동하며 타지역으로 출퇴근하는 인원이 더 많아지리라 본다.

 

-여대야소다. 어떻게 의회를 이끌어 갈 것인가?

저도 안산에 온 지 30년이 넘었다. 자식들이 안산에서 다 태어났다. 여기가 고향이다. 저는 그렇게 생각하고 살아간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공단 형성 초기에 오셔서 안산을 고향이라고 생각한다. 시민 분들에게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안산은 내 고향이고 내 자식들이 살아가야할 곳이기에 안산을 주위 깊게 보고 정주의식을 가져 줬으면 좋겠다.

 

그리고 지자체는 시장이나 시의원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바뀌는 것이다. 시장의 지향에 따라 모습이 바뀐다. 나하고 직접 연결된다는 생각 하에서 정치 지도자를 결정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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