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덩치'는 최대, '계급'은 최하…경기도교육청의 서글픈 역차별

김진일 | 기사입력 2026/02/24 [17:14]

[기자수첩] '덩치'는 최대, '계급'은 최하…경기도교육청의 서글픈 역차별

김진일 | 입력 : 2026/02/24 [17:14]

전국에서 학생이 가장 많은 곳, 학교 수도 예산 규모도 압도적 1위인 곳. 바로 경기도교육청이다. 대한민국 교육의 '종가'이자 '최대 현장'인 이곳이 정작 행정 지휘부의 직급 체계에서는 서울은 물론, 신설될 통합특별시들보다도 뒤처지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경기도교육청이 24일 교육부에 전달한 검토의견서에는 이런 절박한 '역차별'에 대한 비명이 담겼다. 현재 국회에서는 전남·광주, 충남·대전, 대구·경북을 각각 통합특별시로 묶는 특별법안이 논의 중이다. 인구 소멸에 대응하겠다는 취지는 좋다. 문제는 이 법안들이 통합교육청에 부여하려는 '조직 특례'.

 

법안에 따르면 신설 통합교육청은 서울시 수준의 법령을 준용해 조례로 2급 공무원(이사관) 정원을 늘릴 수 있는 특권을 갖게 된다. 반면, 이들보다 훨씬 비대한 행정 수요를 감당하는 경기도교육청은 지금껏 '나급(2급 상당)' 부교육감 체제에 묶여 있다. 심지어 소속 지방공무원이 승진해서 갈 수 있는 2급 자리도 단 하나 없다. 몸집은 대학생인데 옷은 유치원생 복장을 하고 뛰라는 격이다.

 

지방 교육자치의 핵심은 지역 특성에 맞는 효율적인 행정이다. 하지만 특정 지역에만 특례를 몰아주고, 정작 가장 큰 책임과 업무량을 짊어진 경기도를 외면하는 것은 '균형 발전'이 아니라 또 다른 형태의 '불균형'을 낳을 뿐이다. 임태희 교육감이 "미래지향적 통합은 지지하지만, 행정 규모에 걸맞은 보편적 기준 마련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여기에 더해 일부 법안은 영재학교나 특목고 지정 주체를 교육감이 아닌 '통합특별시장'으로 혼재해 규정하고 있다. 헌법이 보장한 '교육의 전문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대목이다. 교육 행정의 전문성을 무시한 채 통합이라는 명분 아래 '시장'에게 교육 권한까지 쥐여주겠다는 발상은 위험하기 짝이 없다.

 

정부와 국회는 이번 기회에 '특정 지역만의 특례'라는 땜질식 처방에서 벗어나야 한다. 교육자치법 등 관련 법령을 일괄 개정해 행정 규모와 책임 범위에 상응하는 '균형 잡힌 기구·정원 산정 기준'을 세우는 것이 순리다. 경기도 교육행정이 역차별의 늪에 빠져 허덕이는 사이, 그 피해는 고스란히 160만 경기 학생들에게 돌아간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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